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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 결과지 맨 앞에는 키와 몸무게,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가 적혀 있습니다. 다들 대충 넘기는 부분이죠.
그런데 이 블로그에서 다른 항목을 정리하면서 계속 마주친 숫자가 있습니다. BMI 23, 허리둘레 남 90cm · 여 85cm.
지방간 진단 기준에도, 당뇨병 선별검사 기준에도 똑같이 등장합니다. 결과지 맨 앞의 이 숫자가 사실은 뒤쪽 항목들의 판단에 계속 끼어들고 있었습니다.

한국 기준으로 BMI 23부터 '비만 전 단계'입니다. 서양 기준(25)보다 낮습니다. 그리고 여러 검사에서 위험인자를 따질 때 이 23이라는 숫자가 그대로 쓰입니다.
BMI 단계별 구분
| 체질량지수 | 분류 |
|---|---|
| 18.5 미만 | 저체중 |
| 18.5 ~ 22.9 | 정상 |
| 23 ~ 24.9 | 비만 전 단계 (과체중) |
| 25 ~ 29.9 | 1단계 비만 |
| 30 ~ 34.9 | 2단계 비만 |
| 35 이상 | 3단계 비만 (고도비만) |
출처: 대한비만학회 비만 진료지침. 체질량지수 = 체중(kg) ÷ 키(m)의 제곱
왜 서양보다 기준이 낮을까요. 같은 BMI라도 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체지방 비율이 높고, 대사질환이 더 낮은 체중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준선을 앞당겨 잡습니다.
170cm라면 66.5kg부터 BMI 23입니다. 생각보다 이른 지점이죠.
허리둘레는 따로 봅니다
BMI만으로는 부족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값은 체중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를 구분하지 못하거든요.
근육이 많은 사람과 배가 나온 사람이 같은 BMI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복부비만을 따로 봅니다.
| 복부비만 기준 | |
|---|---|
| 남성 | 허리둘레 90cm 이상 |
| 여성 | 허리둘레 85cm 이상 |
참고로 바지 사이즈와 다릅니다. 허리둘레는 갈비뼈 아래와 골반뼈 위 사이의 가장 잘록한 부분을 재는데, 바지는 골반에 걸쳐 입으니까요. 32인치 바지를 입는다고 허리둘레가 81cm인 게 아닙니다.
BMI가 정상이어도 허리둘레가 기준을 넘으면 복부비만입니다. 이른바 '마른 비만'이 여기 해당합니다.
이 숫자가 다른 항목에 끼어듭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결과지 맨 앞의 이 숫자는 그냥 참고용이 아닙니다.
| 어디에 | 어떻게 쓰이나 |
|---|---|
| 지방간 진단 | BMI 23 이상 또는 허리둘레 기준 초과가 진단 기준 다섯 항목 중 하나입니다 |
| 당뇨병 선별검사 | BMI 23 이상이면 35세 미만이어도 검사 대상이 됩니다 |
| 지질·혈압 관리 | 체중 감량이 가장 먼저 권고되는 공통 조치입니다 |
<각각 자세한 내용은 간수치는 정상인데 초음파에서 지방간이 나왔습니다와 부모님이 당뇨입니다, 저는 몇 살부터 검사해야 할까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과지 뒤쪽에서 걸린 항목이 있다면, 맨 앞의 이 숫자를 다시 보셔야 합니다. 따로 떨어진 정보가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얼마나 줄여야 할까
다행히 목표가 생각보다 낮습니다.
지방간의 경우 체중의 5~7%만 줄여도 간 내 지방과 염증 소견이 감소하고, 10% 이상 줄이면 섬유화까지 개선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70kg이라면 5%는 3.5kg입니다. 표준체중까지 가야 하는 게 아니라, 지금에서 조금 줄이는 것만으로 여러 수치가 함께 움직입니다.
다만 속도가 중요합니다. 일주일에 1kg 이하로 천천히 줄이세요. 급격한 감량은 오히려 간에 부담이 되고, 요산 수치를 올려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급격한 감량이 요산에 미치는 영향은 요산 수치가 7을 넘었는데 통증은 없습니다에서 다뤘습니다.
그래서 지금 뭘 해야 하나
- 결과지에서 BMI와 허리둘레를 확인하세요. 맨 앞장에 있습니다.
- BMI가 정상이어도 허리둘레를 보세요. 둘은 다른 걸 봅니다.
- 뒤쪽에서 걸린 항목과 연결해 보세요. 혈당, 지질, 간 항목이 함께 걸려 있다면 체중이 공통 원인일 수 있습니다.
- 목표를 5%로 잡으세요. 표준체중이 아니라 지금 체중의 5%입니다.
- 일주일에 1kg 이하로. 빨리 빼는 게 이득이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근육이 많으면 BMI가 높게 나오지 않나요?
맞습니다. BMI는 체중과 키만 쓰기 때문에 근육과 지방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허리둘레를 함께 보고, 필요하면 체성분 검사로 확인합니다.
Q. BMI 23이면 살을 빼야 하나요?
비만 전 단계는 그 자체로 치료 대상이라기보다 지켜보는 구간입니다. 다만 다른 위험인자(혈당, 혈압, 지질)가 함께 걸려 있다면 이 구간에서도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허리둘레는 어디를 재나요?
갈비뼈 아래쪽과 골반뼈 위쪽 사이의 가장 잘록한 부분을, 숨을 가볍게 내쉰 상태에서 잽니다. 바지 위로 재거나 배에 힘을 주면 부정확해집니다.
Q. 마른 비만도 위험한가요?
BMI가 정상이어도 복부에 지방이 몰려 있으면 대사질환 위험이 올라갑니다. 지방간이나 당뇨가 마른 체형에서도 생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Q. 5%면 충분한가요?
지방간 등에서는 5~7%만으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보고됩니다. 다만 목표는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진료에서 정하시는 게 좋습니다.
정리
- 한국 기준은 BMI 23부터 비만 전 단계입니다 (서양은 25)
- 복부비만은 허리둘레 남 90cm · 여 85cm 이상
- 둘은 다른 것을 봅니다 — BMI가 정상이어도 허리둘레를 확인하세요
- 이 숫자는 지방간과 당뇨 판단에 그대로 쓰입니다
- 목표는 표준체중이 아니라 지금 체중의 5%, 일주일에 1kg 이하로
결과지 맨 앞의 이 숫자는 그냥 넘어가는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뒤쪽 항목들이 걸렸을 때, 답이 앞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은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체중 감량 목표와 방법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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