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밀도 검사 결과지에 T-score −2.0 같은 숫자가 찍혀 옵니다. 앞에 붙은 마이너스부터 눈에 들어오고, 옆에 '골감소증'이라는 말이 적혀 있으면 병에 걸린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그런데 이 숫자는 처음부터 마이너스로 나오게 되어 있는 검사입니다. −2.0은 골감소증이고, 골다공증은 아닙니다. 골다공증 기준은 −2.5 이하입니다. 그리고 골감소증은 질병이라기보다 정상과 골다공증 사이의 구간에 가깝습니다.왜 마이너스가 기본일까T-score는 20~30대 젊은 성인의 평균 골밀도와 비교한 값입니다. 그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표준편차 단위로 나타낸 것이죠.뼈의 밀도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정점을 찍고 이후 서서히 줄어듭니다. 그러니 50대, 60대에 젊은 사람보다 낮게 나오는 건 당..
갑상선 초음파를 받고 나면 "결절이 하나 있네요"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아주 흔한 소견입니다.그다음 궁금한 건 하나죠. 조직검사를 받아야 하나. 검색해 보면 "1cm 넘으면 조직검사"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옵니다.그런데 대한갑상선학회의 권고안을 찾아보니, 크기 하나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조직검사 여부는 크기와 초음파 등급의 조합으로 정합니다. 같은 1.2cm 결절이라도 초음파 소견이 '양성'으로 분류되면 조직검사를 권하지 않고, '높은 의심도'로 분류되면 검사 대상이 됩니다.그래서 확인하실 것은 크기가 아니라 초음파 판독지에 적힌 등급입니다.K-TIRADS — 초음파로 매기는 위험도판독지에 K-TIRADS라는 말과 함께 숫자가 적혀 있을 겁니다. 초음파에서 보이는 모양·경계·내부 구조..
검진 결과지나 CT 판독지에 "폐결절 발견"이라고 적혀 있으면 그 순간 다른 글자가 눈에 안 들어옵니다. '폐'와 '결절'이라는 두 단어만으로 최악을 떠올리게 되니까요.그런데 숫자를 보면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대부분은 암이 아닙니다. 한 대규모 연구에서 CT로 발견된 폐결절 12,029개 중 실제로 악성으로 진단된 것은 144개, 약 1%였습니다. 나머지 99%는 다른 이유로 생긴 것이었습니다.물론 1%가 0%는 아니고, 그래서 확인이 필요합니다. 다만 확인하는 과정이지 진단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계시면 마음이 조금 놓입니다.폐결절이란 무엇인가폐 안에 생긴 지름 3cm 이하의 작고 둥근 병변을 폐결절이라고 합니다. 하나만 있는 경우가 많아 '고립성 폐결절'이라고도 부릅니다.3cm를 넘으면 결절이 아니라..
대장내시경을 받고 나면 이런 말을 듣습니다. "용종 몇 개 떼어냈어요. 나중에 다시 받으세요."그런데 '나중에'가 언제인지는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집에 와서 검색해 보면 3년이라는 글도 있고 5년이라는 글도 있고, 어떤 데는 매년 받으라고 합니다. 다들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의 추적 검사 지침을 찾아보니, 다르게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용종이 있었다고 다 같은 게 아닙니다. 종류와 개수, 크기,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다음 검사 시점이 6개월부터 10년까지 달라집니다. 인터넷의 숫자가 제각각인 건 각자 다른 경우를 말하고 있어서입니다.정답은 본인의 조직검사 결과지에 있습니다.용종은 다 같지 않습니다대장 용종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이름은 조직검사 결과지에 적혀 옵니다...
위내시경을 받고 나면 소견서에 낯선 말들이 적혀 옵니다.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무슨 뜻인지 모르는 채로 '위축'과 '화생'이라는 단어만 눈에 들어오면 덜컥 겁이 납니다. 검색해 보면 "위암 전 단계"라는 말이 나오고, 그다음엔 더 불안해집니다. 그런데 정작 가장 궁금한 것 — 그래서 나는 몇 년마다 내시경을 받아야 하나 — 에 답해주는 곳은 잘 없습니다.기본은 2년 마다입니다. 40~74세라면 국가암검진에서 2년 주기로 위내시경을 받게 됩니다.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 소견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매년 받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다만 정도가 심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두 용어는 무슨 뜻일까만성 위축성 위염은 위 점막이 오랜 염증으로 얇아지고, 위액을 만드..
10년쯤 전,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직장에 다닐 때였습니다. 건강검진에서 복부초음파를 받았는데 지방간 소견이 나왔습니다.그런데 혈액검사 간수치는 정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간수치가 괜찮다는데 뭐."일이 바빴고, 몸 어디도 아프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습니다.지금 돌아보면 그때 확인했어야 할 게 있었습니다. 간수치가 아니라 결과지의 다른 숫자들이었습니다. 간수치가 정상이어도 지방간일 수 있습니다. 드문 일이 아니라 오히려 흔한 경우입니다.두 검사가 서로 다른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혈액검사와 초음파는 다른 걸 봅니다검사무엇을 보는가혈액검사AST · ALT · 감마GTP간세포가 손상되어 깨질 때 혈액으로 새어 나오는 효소의 양→ "지금 간세포가 망가지고 있는가"..